VANUATU/아빠의 엉망진창 요리

아빠가 만든 황도 피자

Bluepango1 2007. 11. 16. 09:40
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상단 좌측

                         아빠의 엉망진창 여덟번째 요리.

                         저번에 피자 만들기에 도전했다가 참담한 실패를 하였다.

                         밝은 보름달을 쳐다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언젠간 잘 만들고 말테다며 다짐                      했었다.

 

어제 그 기회가 왔다. 아이들이 학교 다녀오는 길에 피자를 만들어 달라고 조른다.

평일엔 잘 만들지 않는터라 주말에 만들어 준다고 했지만 내가 졌다.

머리를 써본다. 재료가 있어야 작품이 나올텐데, 일단 슈퍼에 아이들과 갔다.

사과도 없다. 피망 엄청 비싸다. 파인애플도 비싸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다음에 만들어 줄께 하며 잘 달래서 데리고 왔다.

하지만 이 아빠 마음이 여려, 애들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이 영 마음이 좋지 않다.

다시 학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슈퍼에 가서 장을 보았다.

싸구려 콩깍지 300원어치, 양송이 버섯 한개 350원(무지 비싸다) 이거 두개만 샀다.

나머진 집에 있는 걸로 만들어야만 한다. 피자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것보다 돈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짓누른다. 이럴때 엉망진창 아빠가 참 비참해 진다.

다시 두주먹 불끈 쥐며 맛있게만 만들어 주면 되지 않나? 하며 집안 다 뒤져 재료 찾아 본다.

그전에 사다 놓은 한국 황도캔이 하나 있다. 아껴 먹으려고 집사람이 깊숙한 곳에 숨겨 놓은 것을 찾았다. 난 보물찾기에 천재다.

그래 이거야. 황도 피자를 만들면 되겠군. 움화화화화....

그리고 그전에 사다 놓은 냉동 고기 다 꺼냈다. 약 500원어치 정도 된다. 저번에 피자 해먹고 남은 치즈가루도 꺼내 놓고,  치즈 덩어리 하나 남은 것도 꺼내 놓는다.

그러니 제법 구색이 갖춰진다.

초보자들이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도록 엉망진창 요리의 대가, 블루팡오가  피자 쉽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다. (주의사항 :  블루팡오도 초보자라는거 명심하라.)

어려운 토핑이니 하는 그런 단어 쓰지 않겠다.  처음 피자 만들때 토핑하고 소스가 헷갈려 애 많이 먹은 기억이 난다.

  

 

먼저 준비물 부터 챙겨 보자.  피자 빵가루 180그람 두봉지, 그리고 물 360ml, 도마토 케찹, 양파 한개, 마늘 두세쪽, 식용유, 양송이 버섯, 콩깍지, 소고기, 치즈가루, 치즈덩어리, 그리고 황도 캔 하나.

물 양이 아주 중요한데 약 계량컵을 활용하자. 번거롭긴 하지만 정확한 양을 맞출 수 있다.

 

 

엉망진창 요리를 만들때 아이들과 같이 만든다. 내 딸이 기본 반죽을 하는데 아주 재미있어 한다.

 

 

나머지 마무리는 힘밖에 가진 것이 없는 내가 힘껏 반죽을 한다.

 

 

그리고 저렇게 둥그렇게 만들어 뚜껑을 덮어 30분간 발효를 시킨다. 부드러운 피자를 원하면 발효시간을 늘리면 된단다. 그런데 저 그릇에 맞는 뚜껑도 비닐 봉지도 없다. 별걸 가지고 한참 생각했다. 

 

 

이렇게 담아 버리면 되는 것을...

 

 

 

그 사이 양념을 만들어 보자.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 잘게 썰은거, 마늘 역시 잘게 썰고,케찹을 듬뿍 뿌려 준다. 이때 케찹이 좀 많아야 한다. 피자 크기에 맞게 양을 조절하자. 열심히 볶으면서 간을 살짝 해주어야 하는데, 소금과 후추를 넣는다. 간혹 케찹이 너무 새콤할 때가 있다, 그럴땐 설탕 약간만 쳐주자. 

 

 

마눌님은 아빠가 요리를 하던 말던 신경도 안쓴다. 오늘 시험이 있다나?...

 

 

좀 볶다보면 케찹 색이 변한다. 그럼 다 된것이다. 따로 그릇에 담아두고, 피자 위에 올려 놓는 양념을 준비해 보자.

 

 

후라이팬에 아까 준비한 재료들을 올려 놓고 볶는다. 그런데 야채가 좀 적어 보인다. 고기를 너무 많이 넣었나보다. 한참 머리를 굴려 본다. 맞아! 무우채가 있지...그걸 넣어보자.

 

 

사실 무우는 비싸서 사지 못하고, 산에가서 공짜 뽀뽀 엄청 따다가 무채를 잔뜩 만들어 놓았다. 뽀뽀로 만든 무채를 적당하게 넣고 같이 볶는다.

저 뽀뽀 무채 생각보다 맛있다. 덜익은 것으로 만드는데 아삭아삭하고 시지도 않더라. 뽀뽀 나는 나라에 사시는 분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오늘은 여기서 아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헤 준다. 오늘 쇼의 키 포인드 양념 공중 제비 시키기.

 

 

한손엔 후라이팬을 한손엔 카메라를 들고 하려니 쉽진 않다. 하지만 아이들이 즐거워 한다면 뭔짓인들 못하랴. 양념들이 오르락 내리락....애들은 신기해 한다.

 

 

 

이 정도 높이만 양념이 떠주면 애들 엄청 좋아 한다. 아빠 진짜 요리사란다.....

우리 애들은 아빠가 엉망진창 요리사라는거 모른다.

 

 

여기엔 특별하게 간 맞출 필요없다. 그냥 볶기만 하면 된다.

 

 

난 부드러운 피자를 만들어 보려고 발효 시간을 40분으로 잡았다. 딸아이와 같이 둥그렇게 편다.

 

 

이번 피자는 두툼하게 하니 만들기 아주 좋다. 저번 피자는 너무 �아 실패한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피자가 좀 크다. 끝부분이 접혔다.

또 생각한다.......................

막대 치즈를 썰어 저 부분에다가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치즈를 적당하게 썰어 저 곳에 파 묻는다.

 

 

요렇게 말이다.

 

 

나머지는 딸아이가 마무리를 한다.

 

 

오늘 예감 정말 좋다. 모양새는 별로지만 정말 피자 만드는거 같다.

 

 

그 위에 토마토 케찹과 양파, 마늘로 양념한 것을 들이 붓자.

그런데 하나 빼먹은 것이 있다. 후라이팬에 피자를 넓적하게 펴 놓은 후 포크로 구멍을 내 주어야 한다.

그것을 잊었다 어쩔 수 없이 케� 양념을 두른 뒤에 구멍을 냈다. 뭐, 문제 있겠는가.

 

 

다음은 나머지 볶아 놓은 양념을 케찹 위에 골고루 뿌려 준다. 꼭 김치찌게 같다. 하필 피자 만드는데 김치 찌게가 생각날게 뭐람...

오메! 정말 김치찌게가 먹고 잡네...ㅠㅠ

 

 

오늘의 키 포인트 황도 캔을 따서 그 위를 장식한다. 황도를 넣어도 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른다.

재료가 없으니 황도라도 넣어볼 생각으로 했다. 달작지근하니 맛있을거 같지 않나?

 

 

마지막으로 제일 위에 피자 가루를 듬뿍 뿌려 준다. 더 뿌리고 싶었지만 저게 다였다.

 

 

뚜껑을 닫고 아래쪽에 삼바리를 세개 겹쳐 놓아 타는 것을 최대한 방지 한다.

저번 피자는 타버려서 실패를 한 경험이 있다. 오늘은 절대 태우지 않으리라. 그리고 개스 오븐 앞에 쭈그리고 앉아 버렸다. 틈나는대로 냄새 맡아보려고...

15분뒤 열어보니 바닥 면은 약간 탄듯한데 윗 부분은 그대로다. 이러다가 이번에도 실패하면 안되지 궁리하다가 가스오븐에 넣어 버리자. 생각하고 가장 센 온도에 맞추어 놓고, 피자를 꺼내어 오븐에다 넣어 버렸다.

초초하다, 이러다가 다 타버리는건 아닌가?

일분있다가 열어보고, 또 일분있다가 열어보고, 삼분째에 색이 그런대로 나오는거 같았다. 더 이상 미련갖지 말고 꺼내서 먹자.

 

 

오븐에서 막 나온 피자다. 어떤가 그런대로 괜찮다. 피자헛과 비교하지는 말라.

 

 

큰 접시에 옮겨 담고 가족 집합 한조각씩 먹자. 과연 맛이 어떨까 엄청 궁금하다. 먼저 마눌님과 애들 표정을 살핀다.

마눌님은 상당하게 평가가 냉정하다. 마눌님 내가 만든거 썩 맛있게 먹은 적이 별로 없다. '

허허허,,,

오늘 마눌님 '사먹는 피자보다 맛있네' 움화화화화... 성공한거 같다.

모양은 그저그렇지만 맛은 정말 끝내준다. 특히 황도의 그 맛은 정말 좋다. 여러분들에게 황도 피자 만들어 드셔 보라고 권한다.

애들이 아빠 최고야 너무 맛있어 한다.

애들이야 아빠가 만들어 주는 것은 언제나 최고다!!!

 

 

우리 딸아이 먹는 욕심이 많다. 제일 크게 한조각 잘라 줬다.

 

 

정말 맛있겠다.

 

 

아까 대충 쑤셔 넣은 치즈 막대가 저렇게 녹아 흘러 내린다. 정말 구수하고 맛있다. 애들 하나도 남기지 않더라.

 

 

나도 한 조각 먹는다. 내 입으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우리 딸아이가 먹다 말고 '여러분들도 한조각 드셔야지요' 한다. ^ ^

엉망진창 요리사 블루팡오 두번째 만에 황도 피자 만들기에 성공했다.

움화화화화...기분조오타~~~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

 

 

 

 

촛불 배너 제작 love l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