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UATU/LIFE STORY

우석이가 선생님이 되었어요...

Bluepango1 2011. 11. 19. 07:50

바누아투에서 지낸지 만 7년이 넘었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입니다.

그 동안 동네 사람들을 위해서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하고 여러 궁리를 해 보았었지만 아직도 내 처지가 그런데 하며 제대로 돕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단지, 선장님이 주시는 상어나 생선등은 늘 갖다 주었지만, 그런 심부름 역할 말고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아내가 동네 아이들을 치료해 주고 있긴 했지만 그냥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내 비슬라마 실력이 전혀 되지 않으니 가르치기는 힘들고...

그냥 불러다가 성경 구절을 암기시키는 것으로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집에 모였을 때는 6명이었습니다.

6명에게 성경 두 구절(영어와 비슬라머)을 적어 주고 암기 하도록 했지요.

그리고 과자와 음료수를 주었습니다.

그게 다 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주일마다 만나서 하자고 약속을 하고 보냈습니다.

성경 구절 암기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하겠지만 성경 구절은 하나님의 말씀이고, 살아 있다는 것을 신자들을 알 것입니다.

이 성경 구절이 아이들 마음속에 들어가 아이들을 음직인다면 바누아투 미래가 바뀌지 않을까요?^^

좀 과한 상상을 해 본거고요, 매 주 우리집에 오는 아이들이 바른 마음으로 잘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성경 구절만 암기하고 다과를 한 후 돌려 보낸 다는 것이 뭔가 허전하더라고요.

그래서 우석이에게 '아이들에게 산수를 가르쳐 볼래?' 했더니 잠시 망설임 끝에 해 보겠다라고 하더군요.

 

우석이가 나름 준비를 해서 아이들 가르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엔 두 명 밖에 오지 않았네요.

 

바닷가에서 누군가 저를 부름니다.

다른 동네 꼬마들이 소문을 들었는지 자기들도 하면 안되겠냐고 해서,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9명이 되었습니다.

저번 주에 성경 구절 암기를 해 오라고 했더니 부담이 되었나 봅니다.

앞으로 암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주지 말아야 겠군요.

여러차례 큰 소리로 낭송을 하며 열심히 외우게 했습니다.

 

 

성경 암송이 끝난 후 아이들에게 각기 다른 산수 문제를 주고 풀게 했습니다.

각자 실력을 알아야 다음주에 실력에 맞는 문제를 낼 수 있다는 군요.

 

누군가 볼까봐 가리고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만 우석이는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문제를 내긴 했지만 순서를 모두 바꾸어 놓았기에 컨닝을 해도 잘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채점을 하고 있습니다.

 

 

 

 채점한 결과를 컴퓨터에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석이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인데요, 아이들 수업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들 눈망울도 똘망똘망하고 생각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맑고 똑똑한 아이들이 주변 환경 때문에 성장을 하며 게을러지고 카바나 마시며 흥청거리게 되고 늘 거짓말을 달고 살게 되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 졌습니다.

 

 

 

즐거운 산수 공부를 마치고 음료수와 과자를 먹고 있습니다.

역시 먹을 땐 참 조용합니다.^^ 

 

다음 주 공부를 위해서 아이들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산수 문제를 더 어렵게 해 주었으면 하는 아이들과 쉽게 내 주었으면 하는 아이들을 분류하고 있는 우석선생님입니다.

 

 

 

 

이 문제가 저 번주에 낸 시험지입니다.

아주 쉬운 문제만 출제를 했고요, 잘 한 아이도 있지만 못한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들 성정 향상을 한번에 볼 수 있도록 도표도 만들었네요.

 

내일 아이들이 집에 모입니다.

이번주엔 중학생도 오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우석이가 좀 부담이 된다고 하지만 설마 자기보다 잘 할리가 있겠냐며 너스레를 떱니다.^^

내일은 몇 명이나 올지 궁금하고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