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UATU/LIFE STORY

고양이 이야기

Bluepango1 2007. 7. 20. 14:54

- 이 글은 블루팡오 특파원 민정선님(한국인 최초 바누아투 자원 봉사자)의 글 입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아마도 가장 맘놓고 얘기를 나눌수 있는 상대는...

바로 제 고양이 일겁니다.  ^^;; (민정선님은 수도, 전기도 없는 조그마한 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답니다.)

 

고양이를 키우게 될지는 몰랐거든여.  오래전부터 개에 대한 애착은 대단해서 키운적은 여러번이었지만여.  지금도 뉴욕집에서 제가 오기만을 애타게 (?) 기다리구 있는 시츄 재미양이 있습니다.  ㅎㅎ

 

대나무 오두막에서 살다가 고양이를 키우는건 더이상 사치가 아니라 필수라는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식량을 위한 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편법이라고나 할까여. 

 

첫번째 고양이는 이름을 <나비>라고 지었었습니다.  이름도 알아듣는게 신기하대요.  많이 귀여워했었는데...

마을 아이들의 장난으로 비명횡사하고 ㅡ.ㅜ 가슴이 아팠었져.

 

두번째 고양이는 제가 집을 비운새 맞겨놓은 이웃집 아저씨가 구석에서 자는걸 못보고 그만 발로 밟는바람에...  ㅜ.ㅜ

 

세번째 고양이를 잃었을 땐 (얘는 다행히 가출) 고양이랑은 역시나 인연이 안되나보다 하고 포기상태였었어여.  하지만 식량을 보호해야한다는 굳은 결심아래 윗마을에서 새끼한마리를 납치해와서 참치캔으로 뇌물을 제공하기를 일주일.  지갑사정의 작은 구멍이 있긴했지만... -_-;;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으니까여.

 

이름은 <넘버4>.  예전 한국 고전처럼 이름을 제대로 지어주면 다시 잃게 될까바 지은 이름입니다.  비슬라마로는 '네번째'라는 뜻을 가지고 있져.

 

 

넘버4 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취미 생활은 (위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는겁니다.  -_-;;  한번 자면 정신을 거의 못차린다는...  저의 집 바로앞의 나무를 베게삼아 자는 모습입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바로 블루팡오 특파원 ^ ^

 

같이 살다보니 정이 당근 들었져.  이녀석의 특징은 제가 뭘 먹는걸 가만히 못본다는겁니다.

랍랍이나, 마니옥은 말할것도 없고 바나나나 파파야까지... 

조금씩 떼어주고 맛있게 눈을 감고 음미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만히 물어본답니다.

 

"근데, 너 쥐는 언제부터 잡는거야?"

 

 

음식을 저에게 요구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기기 어연 반년.

어느날 조용한 집에 사이코고양이 등장.  고양이들의 성격이 다들 다르겠지만 이고양이는 잠시도 가만히 못있는 성격인거 있져.  처음엔 신기한 기분에 먹을것두 주고 그랬는데 금새 후회.

 

무엇보다 내 앞에선 그렇게 당당한 모습이던 넘버4가 이 낯선 고양이 앞에서는 꿈쩍도 못하고 자기앞의 먹을것도 고스란히 빼앗기는 겁니다.

 

이녀석 알고보니 내앞에서만 센척한거였었어.  -.ㅡ+ 

 

 

 

 

 

그렇다면 우리집 우열순위는...

 

이웃집사이코 고양이 > 넘버4 > 집주인... 되는 건가여?  -_-;;;

  

 

가슴아프지만 그래도 인젠 한식구라 미운정 고운정 들었거든여.  지금두 보구 싶네여.

밥먹을때 옆에 징징대는 고양이가 없다는게 빈자리같아서여. 

밥주는 내가 없으니 이번에 돌아가면 쥐를 잡기 시작하지 않을까여?  ... 하는 작은 바램입니다.

 

 

 

그보다 더 현실적인건 바로 이런 모습일껍니다. 

 

사진은 제 집앞에 앉아 찍은 사진.  오른쪽에 뻗어 있는게 넘버4.  왼쪽에 누워있는건 이웃집 멍멍이 <루파>.  저희 뜰안에 들어오면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손을 피할수 있다는것과 간간히 음식이 보장된다는것때문에 저희 집뜰은 가끔 동물원(개, 고양이, 닭, 돼지등...)을 방불케 합니다.

 

그래도 애완동물을 가진다는게 위안이 많이 되여.

못 믿기시면 고양이 한 번 키워보세여~  ㅎㅎ

쥐를 잡는다는건 보장 못합니다.

 

- 조만간 민정선님의 인터뷰가 게재 된답니다.

  수도도 전기도 없는 곳에서 바누아투 사람들의 보건을 위하여 고군분투하고 있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