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UATU/LIFE STORY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며...

Bluepango1 2013. 6. 6. 18:42

3 24일에 약 5m 높이 나무에서 작업을 하다가 떨어졌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합니다.

사다리에 올라가 쳐진 나무 가지를 자르던 중 사다리가 튕겨져 나가며 바로 추락하였습니다.


위 나무 가지 치기 작업하다가 떨어졌습니다.


너무 순식간이라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죠.

젊기라도 했으면 낙법이라도...

5 m 높이에서 그냥 수직 낙하하여 엉덩방아를 찌었습니다.

그때 귀에 들리는 우직 하는 허리가 압축되는 소리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 이건 하반신 마비 정도나, 중상이다라는 생각이 들며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근래 한국이 가고 싶어서 한국 가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었는데, 이렇게 중상을 당해서 한국가게 되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하며 '아니되옵니다.ㅠㅠ'라며 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다시 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떨어진 후 그대로 뒤로 누워 한참을 꼼짝도 하지 못했습니다.

불안했습니다.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움음직여볼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혹시 움직이지 않으면 어떻하지?

그렇게 30여분이 지났습니다.

아무도 제가 나무에 떨어진 줄 몰랐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한참이 지난 후 용기를 내고 발가락을 까딱여 보니 음직여졌습니다. 휴우...

손가락도 까닥해보니 역시 음직여졌습니다. 휴유...

다리도 들어보고 손도 들어보니 음직여졌습니다.

'~~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님....ㅠㅠ'

그러나 너무도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이도 바지 주머니에 핸드폰이 있어서 제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사고를 당했으니 빨리 오라고 했습니다

아내에겐 일단 말하지 말고 오라고 했죠.

30분이 그렇게 지났습니다.

착한 보스코가 놀라서 뛰어 오며 묻습니다.

어떻게 된거냐고....

보스코의 부축을 겨우 받고 일어서 엉거주춤 차에 올랐습니다.

바누아투 병원 응급실로 직행.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사고 난 것을 이야기하고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엑스레이를 먼저 찍고, 의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한참을 사진을 들여다보는데, 그 시간이 참 지리하게 느껴지더군요.

뼈가 잘못 되었으면 어떻하나...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어떻하나...

그런 저런 걱정이 많이 들더군요.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너무도 간단하게 '아무 이상이 없네요.' 하더군요.

아주 약간 조각난 흔적이 보이긴 하지만 큰 문제 없을 거라며 약을 조제해 줄테니 약만 복용하라고 한 후 나왔습니다.

진료비는 200바투.

엑스레이 여러장 찍고, 의사 소견 듣고, 약까지 조제하는데 들어간 비용이 한국돈으로 약 2,500원 가량입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너무 싸서요.

외국인에게까지 이런 의료혜택을 주다니, 바누아투가 새삼 고마웠습니다.^^

바누아투에서 10여년 살며 치과에서 이치료 하루 받은 거 외에 병원은 처음 와본 것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병원 약국에 갔더니 많은 사람들이 약을 타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약이 모자라 문제가 된 적도 많다는 이야기도 있고해서, 무료로 약을 달라고 하기가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시내 약국에 가서 약을 이주일치를 지어서 집에 왔습니다.

뼈에 문제가 없다고는 하나 통증이 너무 심해서 걷기 조차 힘들었습니다.

2주일 동안은 거의 음직이지도 못하고 쉬어야만 했습니다.

아내는 이 정도 다친 것이 정말 감사하다고 했고, 저 역시 그랬습니다.

이 주일이 지나며 통증도 완화가 되며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이 사고를 당하고 나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런 사고가 났을까?

원인이 있는 걸까?

물론 사고 나는데 원인은 본인 부주의겠지만, 전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2013년을 맞아서 제 모텔 사업을 더욱 잘 이끌어보자 하는 각오를 하고, 아침 금식을 하며 40일 작정 기도를 했었습니다.

기도를 하며 모텔 리모델링을 해서 가격을 좀 높여 매출을 올려 보자란 결정도 내렸고요.

그러나 여러가지로 쉽지 않았습니다.

기도 기간 중에 아내에게 별 이유도 아닌 것 같고 화도 많이 냈고, 다투기도 많이 했습니다.

기도 중에 다투면 좋지 않은데, 하면서도 제 마음을 다룰 수가 없더라고요.

저의 스트레스를 진정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이건 아닌데 하면서 나름대로 기도도 열심히 해 보았지만,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나를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더라고요.

이런 상태로 나름 열심히 금식하며, 기도를 끝낸 후, 일을 더욱 열심히 해 보자는 각오가 유달리 많이 생겨서 역시 기도에 효과가 있었구나 라며 신나게 일을 했었스니다.

그러나 삼일 뒤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일났습니다. ㅠㅠ

그때 성경에 '불평하지 말라'란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빌2:14

그리고 생각이 든 것이 ', 주님께서 나의 불만이나 스트레스 문제 때문에 이런 사고를 나게 해주셨구나 란 것입니다.

그래서 사고가 난것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정말 사고가 난 뒤로 아내와 다투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었고, 나의 스트레스를 다루지 못하면 큰 일 날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카페를 다시 운영하게 된 것은 40일 작정기도를 끝내고 주님께 받은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엉뚱하게도 사업과 관계된 것이 아닌 '의를 위해 핍박 받는 자는 복이 있다'란 성경 말씀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5:10)

이 구절을 받아 들고 한참 읽고 생각하며, 카페를 다시 열어야 겠다고 4월 초순경에 결심을 했었습니다.

카페를 쉰지 거의 일년만인 시점이었죠.

그래도 많이 망설였어요.

신앙적인 믿음으로 카페를 그만둔 것인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영 석연치 않았습니다.

꼭 하나님께 허락을 받고 카페를 운영하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결국 허락을 받고 카페를 열게 된 것입니다.

이어서 재미있었고 행복하고 즐거웠던 나날들을 계속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