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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명박 대통령님을 초대합니다

Bluepango1 2008. 5. 23. 17:57

 

이명박 대통령님을 초대합니다.

생명과 평화의 강 대행진에 대통령을 모십니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를 비롯하여 한겨레에 이르기 까지 모든 신문에 사회1면 톱으로 재미있는 사진이 실려 있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고개 숙여 국민들께 사죄하는 모습입니다. 광우병 여지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들의 항의가 거센 불길처럼 전국으로 번져가자 대통령 취임 3달 만에 국민 앞에 나와 잘못을 사죄한 것입니다.

 

조선일보 기사에 크게 실린 대통령의 사과 모습입니다.  

 

어제 국민 앞에 사죄의 담화문을 발표하기 까지 참으로 힘든 결정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욱 거세지는 여론을 조금이나마 잠재우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었겠지요. 

 

담화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님께서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 대통령님의 말씀 중에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소홀히 했다”는 구절이 눈에 확 띄었습니다. 여러 신문들도 이 구절을 큰 글씨로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이 정부가 국민의 음성을 듣지 않았고,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향도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경고이기도 할 것입니다. 

 

 세계일보 신문입니다.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함을 크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귀 기울여야 할 국민의 목소리 하나 더

 

광우병에 걸린 미친 소에 대한 국민의 함성 뿐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님이 귀 기울여야 할 국민의 소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금수강산 대한민국의 국토를 망가트리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국민의 반대 목소리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반대를 하고 있고, 국회의원들마저 80%가 대운하에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미 들어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님이 사죄하는 기사가 난 바로 오늘, 똑같은 날짜에 다른 기사를 보면 ‘치수’라는 이름으로 운하를 진행한다는 소식입니다. 운하를 치수라고 이름만 바꾼다고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치수를 위한다면 제방에 치중해야지 왜 화물선이 다니도록 수심을 깊게 팝니까? 수심을 6m로 깊게 파서 치수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외에 그 어디에 없을 것입니다.

 

 '운하'에서 '치수'의 이름만 바꾸었음을 보여주는 신문기사

 

국운 융성이란 명분으로 그토록 크게 외치던 ‘운하’‘치수’ 로 바꾸었을 때에는 국민의 여론이 ‘운하는 안되’ 임을 이미 대통령님께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어제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사죄하신 분이 뒤로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막고 치수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속이며 운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님이 창피를 무릅쓰고 어렵게 사죄까지 하였지만, 그 사죄엔 진정성이 결여되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어제의 사죄는 단지 국면 전환을 위한 몸부림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대통령과 정부라는 것은 저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잘 아는 사실입니다. 

 

 국민을 속이기 위해 치수라고 이름만 바꾸었을 뿐, 사실은 운하임을 국민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 여기에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대운하에 대한 국민의 여론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마침 내일 좋은 기회가 있습니다.

내일(5월 24일 토요일, 오후 2시) 종로 보신각에서 대운하를 반대하는 종교인들과 시민들의 축제가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보신각까지 5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나라의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님이시니 처리해야 할 많은 일로 바쁘시다는 것 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운하에 대한 국민의 소리를 귀 기울이지 않았다가, 어제처럼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 사죄합니다’라는 불명예를 또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잠시 나와 보시는 것이 대통령님께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대통령님께서 정말 바빠 나오실 수 없다면 주변 참모들을 내보내 국민들의 소리가 무엇인지 한번 들어보십시오.

 

 

 

그동안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국내 4대 종단의 지도자들이 하나가 되어 운하가 만들어질 전국의 강을 도보로 100일 동안 순례하였습니다. 지난 2월 12일 강화도 애기봉을 출발한 순례단이 한겨울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4대강을 따라 걷고 또 걸어 드디어 목적지인 한강에 도착하였습니다. 강을 따라 도보로 순례함은 모 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몇 일만에 낙동강에서 한강을 돌아본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100일 동안 한반도의 강줄기를 따라 걸으며 강물과 호흡한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신다면 대통령님도 운하의 진실을 알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흐르는 강물, 생명을 품다 - 생명과 평화의 강 모심 대행진

 

이명박 대통령님께 조금 더 바램이 있다면, 내일 종교 순례단과 한강을 함께 걸으며 생명의 강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보심은 어떨까요? 제가 이룰 수 없는 너무 큰 바람이었나 싶지만, 그래도 이것 또한 대통령님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일 일정은 이렇습니다.

내일은 순례단의 마지막 순례 여정으로서 아침 8시 30분에 반포대교 북단(잠수교)에서 출발하여 녹사평역(9시30분), 남산 백범 광장(11시40분), 숭례문(오후1시)을 거쳐 보신각(오후2시)에 도착하여 ‘생명과 평화의 강 모심 대회’가 열립니다. 이날 행사에는 ‘한반도 대운하 백지화를 위한 마당놀이’등 다양한 순서가 마련 돼 있어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아침부터 주~욱 이어지는 순례 행사에 대통령님이 편한 시간에 함께 해주시면 더욱 영광이겠습니다. 아, 이날 마지막 순례와 행사에는 대통령님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흥겨운 자리입니다. 원래 잔치에는 사람이 많아야 더욱 흥이 나는 법이지요.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이 땅 생명의 강을 살리는데 함께 힘을 모아주시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내일은 한강을 걷는 마지막 순례이며, 마침과 마무리  행사는 보신각에서 2시에 열립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이번 순례에는 스님을 비롯하여 신부님, 그리고 대통령님과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개신교 목사님들도 함께 하였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개신교 목사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께서 소망교회 장로가 되시기 한참 전인 약 20년 전에 소망교회에서 3년간 청소년들을 지도한 적도 있습니다. 잠시 소망교회에 있을 당시 이명박 장로님의 얼굴을 직접 뵌 적은 없었는데, 내일 순례단의 행사에서 대통령님의 얼굴을 뵙는다면 더욱 반가우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대통령님의 임기가 시작된 지 겨우 3개월입니다. 앞으로 많은 시간이 있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떤 대통령보다 더 훌륭한 많은 일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님의 어제 그 힘겨운 고백처럼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통령’ 이 되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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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최병성이 띄우는 생명과 평화의 편지
글쓴이 : 최병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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