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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서 본 디워-감동 그 자체

Bluepango1 2008. 11. 30. 22:01

디워...
정말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도대체 디워가 어떤 영화이길래 평가가 이렇게 극과 글일까? 굉장히 궁금하였습니다.
제가 한국에 있을땐 개봉 영화는 대부분 볼 정도로 영화를 아주 좋아 하였습니다.
제 성격상 찌질 거리는 영화나 이해하기 힘든 영화, 무언가 생각을 요하는 영화는 좋아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런 저의 취향이라면 디워는 제게 아주 잘 맞는 영화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 빈국중의 한 나라, 한국에서 13시간 비행거리에 있는 나라, 그것도 한번을 갈아타고와야 하는 바누아투에서 살기에 디워를 볼 수 있게 되기 까지 일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물론 불법다운으로 작년에 바로 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긴 싫었습니다.
디워는 제대로된 DVD로 보고 싶었습니다.
얼마전 한국에서 오신 분에게 그 영화를 빌려서 보았습니다.
보기전에 심호흡을 크게 한번하고...^^

아시겠지만 심형래 감독의 디워는 한국이 들썩일 정도로 말이 많았잖아요.
어떤 분은 목젖이 보일 정도로 '디워는 평론할 가치조차 없는 영화다'라고 심형래 감독이랑 철천지 원수 진것인 냥 열을 냈고, 어떤 분들은 애국심 운운하며 디워 보는 것을 권하기도 했습니다.
그 열기가 바누아투에서도 느껴질 정도였으니 한국에서는 어떠했는지 대충짐작이 갑니다.
그렇게 대단한 디워가 내 컴퓨터 DVD 플레이어에서 돌아가고 있으니 심호흡을 하고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디워 보는 내내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이것이 한국 사람이 만든 영화가 맞어? (이걸 애국심 운운한다고 하지 마시길...)
그것도 심형래 감독이 만든게 맞어?
내겐 심형래 감독은 '영구 없~다'란 유행어를 만든 개그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그가 이런 작품을 들고 세상에 나타나다니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가 완벽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영화는 그저 영화로만 보지 그 내용 전개가 어떻고 저떻고, 구성이 어떻고하는 말 하기 진짜 힘들어 하는 사람입니다.
그저 영화가 재미있었으면 재미있는거고, 없으면 그만인거고요.
디워는 제게 정말 큰 재미를 준 영화였습니다.
재미를 넘어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우리 이무기 전설을 영화화 하여 미국과 일본에 개봉한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미국에서 흥행이 별로 좋지 않았고, 일본에서 디워를 개봉하자 마자 디워를 혹평하는 네티즌들이 엄청 많은 듯 합니다. - 그 글들을 보니 일본엔 진중권씨 같은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세계 영화의 벽이 얼만큼 높은지 잘 알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어찌되었건 디워는 대한민국의 CG 수준을 한 단계 아니 몇 단계 뛰어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영화 산업 여건상 이 정도 수준의 CG 영화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아마 심형래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평가를 아니 혹평을 귀담아 듣고, 절치부심하여 몇 년뒤 세계에서 깜짝 놀랄 작품을 들고 나올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