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UATU/LIFE STORY

떡국 대신 코코넛 크랩

Bluepango1 2008. 2. 6. 08:58


바누아투에선 떡국을 구경할 수 없습니다. 떡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매년 구정때에는 한인들이 모여 떡국 비슷하게 나마 끓여 먹든지 아니면 바비큐를 해 먹던지 했는데 올해는 사정상 모이지 못했습니다.

어제는 뉴질랜드에서 오신 한국인 선교사님이 선교지에 노트북 컴퓨터와 교회 건물에 칠할 페인트를 100여만원어치를 전달하고 오셨습니다.

오실 때 그 마을 주민들이 고맙다며 아주 커다란 코코넛 크랩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큰 코코넛 크랩은 저도 처음 볼 정도로 아주 크네요.

 

 

코코넛 크랩 사진은 종종 올리긴 했지요. 아마 처음 본 분들도 계시겠습니다.

이 게는 육지에 살며 주식은 코코넛의 연한 흰 속살만 먹고 삽니다.

코코넛 나무 밑둥지나 절벽 등 습한 곳에서 서식을 하는 게입니다.

예전에 바누아투에는 이 코코넛 크랩 큰 것을 집안에 묶어 두면 다른 부족들 침입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강한 놈이라고 합니다. 저 집게에 물리면 손가락 정도는.....

그 강한 코코넛을 잘라 속살을 먹으니 그 힘 상상이 가겠지요.

 

 

이 사진만 봐서는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지요?

 

 

오른쪽 아래 귀퉁이에 한국 500원짜리 동전을 던져 놓았습니다.

그 크기 실감 나시나요?

 

 

제 직원 보스코에게 요리 준비를 시킵니다.

힘이 워낙 세고 잘못 하면 낭패를 당하기에 코코넛 크랩은 항상 보스코 손에서 해결을 합니다.

 

 

집게발 중앙에 숨통이 있는데 단숨에 숨통을 끊습니다.

 

 

그리고 깨끗하게 씻은 후 커다란 솟으로 직행.

찜통이 있으면 좋으련만 찜통이 없으니 그냥 솥에 물을 약간 붓고 끓이기만 합니다.

아빠의 엉망진창 최간단 요리가 되겠습니다. ^ ^

 

 

약 20분 후에 꺼냅니다. 아주 벌겋게 잘 익었네요.

 

 

다시한번 제 손바닥과 코코넛 크랩 크기를 비교해 봅니다.

정말 크기 크네요.

코코넛 크랩이 말입니다.^ ^

 

 

집게발 하나 떼어내어 제 딸 손과 크기를 비교해 봅니다.

 

 

자! 이제 허기집니다. 빨리 먹어야지요.

뼈가 아주 강하기에 망치로 뼈를 부숴야 합니다. 망치로 뻐를 자근자근 부숴 놓아 먹기 좋게 작업을 합니다.

 

 

이렇게 한 접시 만들고요,

 

 

양이 많아 다른 한 접시를 더 내어야 했습니다.

 

원 안에 있는 것은 코코넛 크랩의 배 부분인데, 저 속에 내장과 X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버리지 않냐고요?

무슨 말씀을 저 안에 코코넛 오일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 있답니다.

따끗한 밥에 저거 한숫갈을 넣어 썩썩 비벼 먹으면 입에 풍기는 은은한 코코넛 향기가 정말 대단합니다.

코코넛 크랩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입니다.

그 어떤 게도 이 맛을 따라갈 수 없을 것입니다.

 

 

집게 부위 입니다.

이것 역시 엄청스레 맛있지요.

육질을 비교하면 쫄깃한 맛살이 다른 게와 비슷할 수 있습니다만 속살에서 배어나오는 은은한 코코넛의 향이 어우러지는 맛은 그야 말로 일품이라 하겠습니다.

오늘은 2008년 구정 새 아침입니다.

한국과 뉴질랜드에서 오신 선교사님과 저희 가족은 이렇게 떡국 대신 코코넛 크랩으로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은 한국에서 떡국 맛있게 많이 드셨겠지요?

코코넛 크랩 드릴테니 떡국 좀 배달해 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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